벌써 몇년전인 정도전을 방영하던때 간만에 정통사극의 재미를 만끽하게 되었습니다. 사극은 제작이 일반 드라마보다 여러가지면에서 힘듭니다. 고증도 해야되고 연기자들의 발성이나 연기력도 뒷받침되어야만 합니다. 오래전 최수종씨가 인터뷰한걸 봤더니 처음에 사극한다고 했을때 주변의 연기깨나 하는 분들은 말도 안된다는 조롱섞인 반응이었고 실제로도 발성부터 시작해 엄청 고생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사극은 그시대의 시대상이나 고증이 완벽하게 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스토리도 실제 기록과 달리 시청율을 고려해 많이 변형되었기에 교육적으로도 쓸모가 있을지 의문일때도 많습니다. 다만 그시대의 인물에 대한 화제를 가져오는 정도에서 끝날때가 많습니다. 사극볼때 역사서나 실록이 아닌 드라마로 생각하고 보는게 맞습니다.
퓨전사극 열풍은 현재 옥중화 PD가 만들었던 허준이 시초였습니다. 90년대를 관통하며 용의눈물을 비롯한 KBS의 정통사극에 밀리던 MBC의 반격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목숨 걸고 싸우던 사색당파나 궁중 여인들의 질투와 피바람이 아닌 부담없는 스토리라인에 인간적인 감동과 중간중간 로맨스까지 들어간 이야기.. 그렇기에 주인공은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가졌지만 불굴의 노력과 인간미까지 갖춘 인물이어야 했습니다. 누구나 그러고 싶긴하지만 솔직히 현실에서 보기 드문.. 이영애가 연기한 대장금같은 인물은 그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지금같은 시절에 절대 나올수 없는 인간유형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 옥중화 웹사이트 캡처
옥중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흥미가 더욱 진진해지는게 아니라 반감되는 느낌입니다. 우선 주인공 옥녀는 자신의 능력보다 대부분 주변 남자들의 도움으로 일을 해결해 나갑니다. 현실에서 매우 좋은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지만 드라마의 소재로서는 흥미가 떨어집니다. 동시간에 방영되었던 미녀공심이가 생각보다 높은 시청율을 기록한건 이 부분의 반증입니다.
더구나 역사속의 실존인물도 아니었고.. 일을 해결하는 방식도 원칙에 입각한 정의로움보다는 악녀 캐릭터인 정난정 뒷통수를 치는 방식으로 사기꾼 캐릭터인 전우치나 기인인 토정 이지함의 머리를 빌리거나 윤태원의 완력과 상단의 조직력을 바탕하기도하고 임금인 명종의 정보를 바탕으로 해결한다거나... 이제는 포도청 종사관까지.. 키다리아저씨는 한두명이면 족할듯... 착한 능력자를 기대했는데 그냥 착한 처세의 달인인 옥녀를 보고있으면 개연성이 있고 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통쾌하지 않은 이야기들... 주인공 진세연은 각시탈에서도 민폐캐릭터였는데 여기서도 점점...
우선 전옥서를 다루었는데 옥녀가 이곳에서 변화를 위해 활약하거나 느끼는 전달이 없습니다. 옥녀가 이곳에 있어야할 이유는 태생의 비밀외에는 다가오는게 없습니다. 그냥 극적인 탄생의 배경일뿐 이외의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대장금처럼 요리나 의술에 대한 이야기처럼 특별하게 환기시킬만한 부분이 없고 현실의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순간 번뜩이는 보여주기가 우선인 느낌이 다가옵니다. 이전에 화정을 볼때도 중간에 보다말았던게 일본 광산등 기이한 부분이 도드라지면서 현실성의 문제로 전체적인 흥미 반감되었기 때문... 풀어나가는게 광해군과 인목대비 인조의 극적인 스토리라인이 기대되지 않으면서 안봄...
퓨전사극은 이제 제작의 잘못보다는 제작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된것 같습니다. 우선 정극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퓨전사극은 태생적으로 정극의 활성화 없이는 앞으로 점점더 이런 현상을 목도할것으로 보입니다. 사극인데 역사적인 이야기는 양념으로 전락하지 않기위해서 정통사극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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